홍콩 관광업계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장기화로 인해 지난 8월 2003년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지난달에는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하면서 관광객의 발이 묶이는 등 극심한 혼란이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달 홍콩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던 2003년 5월 관광객이 70% 가까이 줄어든 이후 16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블룸버그가 추산한 지난달 홍콩 관광객 수는 약 350만명으로, 전월 520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7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찬 재무장관은 “지난 몇 달 간 벌어진 사회 문제가 안전한 도시라는 홍콩의 국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가까운 시일 내에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찬 재무장관은 홍콩의 관광, 소매, 호텔산업이 특히 심한 타격을 받았다며 일부 지역 호텔 객실 이용률이 절반 이상 하락하고 객실료도 40∼70%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15주째 이어지면서 경제도 침체되고 있다. 홍콩의 지난 7월 소매 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11.4% 줄어 2016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홍콩 시민들은 지난 3월 31일부터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전개했고 6월에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