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한·러 공동 펀드 만들자”…소재·부품 수입 다변화 박차

입력 2019-09-06 11:04
한·러 공동 펀드 최초 제안
일본 소재·부품·장비 수출 제한 대응 차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러 공동 펀드를 신설하자”고 말했다.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제한을 극복할 대안으로 지목된 부품·소재·장비 수출 다변화 차원이다.

6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5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한·러 공동 펀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150여명이 참석한 한·러 경제·기업인 대화에서 양국의 경제적 연결 고리를 강조하며 제안한 내용이다. 홍 부총리는 “러시아의 우수한 원천 기술을 상용화하자”며 “한국 기업의 소재·부품·장비 수입 공급선 다변화를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제안한 한·러 공동 펀드 신설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고려했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러시아는 일본이 지난 7월 4일 핵심소재 3종(플루오린 폴리이미드·고순도 불화수소·포토 레지스트) 수출을 제한한 뒤 러시아산 고순도 불화수소 제공을 한국에 제안한 바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부품·소재·장비 관련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기업인 대화 직후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를 만나 한·러 공동 펀드 설립을 뒷받침하자고 제안했다. 업계에 이어 정부 측에도 정식 요청한 셈이다. 홍 부총리는 이 외에도 한·러 자유무역협정(FTA)의 신속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것도 건의했다. 홍 부총리는 “연결고리를 보강하고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자”며 “(그렇다면) 유라시아 경제권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