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태국 방콕에서 한국 중소기업 통합 브랜드인 ‘브랜드 K’ 출시행사에 참석하며 ‘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관련해 “제가 그 특전사 출신”이라고 언급하는 등 한류 확산에도 힘을 실었다.
동남아를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콕 센트럴월드에서 열린 ‘브랜드 K’ 출시행사에 참석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브랜드 K는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들을 ‘K’라는 브랜드로 묶어서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이 우수한 품질에도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 부족으로 해외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도와주자는 취지다. 뷰티, 생활용품 등 40여 개 중소기업 제품들이 ‘브랜드 K’로 출시된다. 문 대통령은 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과 드라마를 언급하면서 양국을 이어주는 원동력이 ‘한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브랜드 K 홍보대사인 전 축구선수 박지성씨 등 한류 스타들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한·태국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 한류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 공동체 형성을 강조했다. 특히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공정한 자유무역질서 확립에 기여하자고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파병을 단행한 태국 정부와 참전부대(21연대) 연대장을 역임한 쁘라윳 총리에게 사의를 전하고, 양국 간 교역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140억 달러)을 달성하는데 기여한 양국 기업인들의 노력도 격려했다.
포럼에는 107개사, 250여 명의 경제사절단과 쁘라윳 총리 등 태국 주요 부처 각료, 기업인 250여 명 등 총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 주요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태국 주요 기업으로는 시암 시멘트 그룹 등 건설, 관광 통신 기업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비즈니스 포럼은 양 국가의 정상들이 동반 참석했고 역대 최대 규모의 양국 기업인들이 참여했다.
포럼에 앞서 디지털라이프·바이오헬스·스마트 팩토리·미래차에 대한 양국 협력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4차 산업혁명 쇼케이스'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가정 내 모든 가전을 직접 연결하는 ‘스마트홈’ 체험이 가능한 디지털라이프관을, 현대차는 아이오닉 EV 등 전기차를 소개하는 미래차관을 전시했다.
태국은 최근 ‘태국 4.0(Thailand 4.0)’이라는 국가발전 계획을 세우고 경제·사회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적용한 미래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ICT 분야에서 앞선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많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오전에는 쁘라윳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태 군사비밀 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4차 산업 협력 양해각서(MOU) 등도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태국은 한국전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그리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파병을 결정해준 고마운 나라”라며 “특히 한국전 참전부대인 21연대에서 연대장을 역임하신 쁘라윳 총리님을 한국인들은 각별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 쁘라윳 총리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재밌게 봤다고 하자 “제가 바로 그 드라마에서 다뤄진 그 특전사 출신”이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쁘라윳 총리와 함께 태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접견했다.
방콕=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