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카카오 총자본비율 최하위

입력 2019-09-02 11:35 수정 2019-09-02 11:55
케이뱅크 행사. 연합뉴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6월 말 기준)이 10.62%로 전체 19개 은행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총자본비율이 하위에서 두 번째로 케이뱅크와 나란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금융감독원은 2일 ‘6월말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에서 케이뱅크의 BIS 총자본비율은 10.62%로 은행권 중 가장 낮았다고 발표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지만 KT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심사가 중단되면서 무산됐다. 지난해 말 16.53%였던 케이뱅크의 BIS 총자본비율은 지난 3월 말 12.48%에 이어 2분기 연속 급락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KT를 담합(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5월 의결권이 없는 전환 신주 823만5000주(4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지난달 12일에 이보다는 축소된 276억원 규모의 전환주(552만주) 유상증자 주금을 납입했다. 6월말 기준인 이번 통계에는 자본 확충이 반영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도 지난 3월 말(13.41%)보다 1.67%포인트 떨어진 11.74%에 그쳤다. 이는 전체 19개 은행 가운데 케이뱅크에 이어 하위에서 2위를 기록한 수치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바젤Ⅲ 적용 유예로 완충자본(2.5%p)을 포함한 규제비율(10.5%)을 적용받지 않아 8% 이상을 유지하면 되지만 케이뱅크의 자본건전성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총자본비율이 10.5% 밑으로 떨어진 은행은 배당 제한을 받고, 8%를 밑돌면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경영개선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

6월 말 국내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34%로 지난 3월말(15.42%)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중 위험가중자산 증가율(2.3%)이 자본 증가율(1.8%)을 웃돌았다.

신한, 우리, 하나, 국민, 농협 등 대형은행(D-SIB)을 비롯한 주요 은행(인터넷은행 제외)의 총자본비율은 14~1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16.34%)·국민(15.95%) 등 9개 은행의 전분기 말 대비 총자본비율이 상승했고, 우리(14.52%)·인터넷은행 등 10개 은행은 하락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