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광주일고’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지역감정을 조장한 최악의 망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잇따라 나 원내대표의 광주일고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부산에서 열린 정권 규탄 대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을 차별하는 이 정권에 대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주민들이 뭉쳐서 심판하자”고 발언했다. 발언 직후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금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날 당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입 모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금 한국당 하는 것을 보면 거의 광기에 가깝다”며 “지금 내각에 광주일고는 이낙연 국무총리 한 분밖에 없다. 1960년~1970년대의 지역주의 감정을 일으키는 언동을 이제와서 하냐”고 비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나 원내대표는 아버지 고향이 충청도라며 충청도의 딸이라고 했다가, 할아버지 고향이 영암이라며 호남의 손녀라고 했다. 또 부산의 어머니라고도 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한 연고가 설정된다. 마치 연고가 한 지역만 있는 것처럼 한 지역의 이익만 내세우는 것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감정이 어떤 폐해를 낳았는지 다 아실 것”이라며 “한국당은 우리 사회를 사분오열하고 지역주의 조장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덧붙였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색깔론과 지역주의는 일제 식민지배에 부역하고 이득을 챙겨온 세력이 권력을 놓치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 악용했던 지독하고 야비한 수법”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악의 망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것은 사실도 아닐뿐더러 저급한 지역주의 조장”이라며 “국민의 의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지역주의와 색깔론 DNA를 버리지 못하는 정치인은 자격도 없다. 나 원내대표는 망국적 지역주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자중하라”고 강조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나 원내대표 발언은 오랜 기간 헌신과 희생으로 극복되고 있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으로서 대한민국 정치를 30년 이상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tbs 라디오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가 이런 발언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갑자기 부산에 가서 광주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지역감정 선동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발언으로 우리 세대 정치인 중 가장 낡은 정치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