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로망(Roman)’인 저널리스트(Journalist)로 살아온 차용범(64) 기자가 ‘기자답게 선비처럼-차용범기자 글쓰기 40년’(미디어줌·408쪽)을 펴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의 저널리즘’, ‘나의 기사·나의 글’, ‘내가 만난 사람들’ 등 3부로 나눠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소개했다.
제1부 ‘나의 저널리즘’에서는 대학신문 시설, 부산일보 시절, 부산매일 시절, 미국무성 초청 연수 등을 통한 보람과 아쉬움을 담았다.
제2부 ‘나의 기사·나의 글’에서는 탐사보도와 사건기사, 기획특집과 해외취재, 칼럼·사설과 인물평전 등을 통해 ‘권력은 진실 앞에 결코 강할 수 없고, 언론은 진실 앞에 결코 약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3부 ‘내가 만난 사람들’에서는 이인형, 장원호, 안상영, 허남식, 김우중 등 선배와 스승, 지우(知遇) 등을 통해 깨달은 배려의 삶을 기억했다.
결국 저자는 사건기사·탐사보도, 기획특집, 해외취재, 칼럼·사설, 인물평전 등의 5개 주제에 따라 자신의 상징적 기사를 선정, 취재배경을 되돌아보며 현재의 의미를 평가하고 있다.
자신의 희로애락이 담긴 ‘개인사’ 서술을 넘어, 그가 살아온 ‘시대의 역사’, 곧 역사적 사건에 눈을 돌려 함께 투영해 보는 의미를 담았다.
나는 저널리스트로 잘 살아왔는가, 나는 역사의 현장을 얼마나 잘 지켰나?, 한 시대 기자는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면 국민이 지고 권력이 이긴다는 비장함으로 글을 쓰는가? 등은 이 책에 흐르는 저자의 자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저자는 “나는 일찍이 기자를 꿈꾸었고, 그 꿈을 성취해 행복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저자는 경남 하동출신으로 부산일보 사회부 기자로 출발, 부산매일에서 사회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을 지냈다.
언론 재직 중 미 미주리주립대 저널리즘 스쿨에서 연수하며 언론자유론과 탐사보도론을 공부했고, 언론자유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부산지역 언론관련 학과에서 25년 여 언론학을 강의했다. 한국기자협회, 부산언론인클럽, 관훈클럽 같은 언론단체에, 여러 사회·문화단체 활동에도 많이 참여했다.
부산시 미디어센터장으로 인쇄·인터넷·방송·SNS매체의 제작·운영을 책임졌다. 이어 벡스코 상임감사, 부산국제광고제 부집행위원장, 부산환경공단 상임감사 등을 역임하며 부산시정 발전에도 기여했다.
저서로 기획르포 ‘낙동강 살아나는가’, 보도평론 ‘권력, 인권 그리고 언론’, 시사칼럼 ‘부산 부산사람 부산시대’, 전공교재 ‘현대사회와 매 스커뮤니케이션’(공저), 인물비평 ‘부산사람에게 삶의 길을 묻다’ 등이 있다.
저자는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고 있지만, 또 다른 버킷 리스트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