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2세인 작가님의 경험담이 바탕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점이죠. 사회와 친구, 가족들 사이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들이기에 사회적 편견을 넘어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명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의 아버지 김씨 역의 폴 선형 리(47)는 ‘현실성’을 극의 흥행 비결로 꼽았다. 29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국제 드라마 축제 드라마어워즈 초청 기자간담회 자리였다.
캐나다 교포 최인섭 작가의 동명 연극을 각색한 김씨네 편의점은 1980년대 캐나다로 이민 와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가정의 삶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2016년 10월 첫 전파를 탔는데,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넷플릭스로 방영되면서는 전 세계적 호응을 얻었고 현재 시즌3를 방영 중이다.
1세대 이민자 부모와 2세대 자녀 사이의 갈등에는 어떤 가족이든 공감할 보편적인 힘이 있다. 엄마 역의 진 윤(57)은 “멀리서 보면 웃기지만, 깊게 보면 싸우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가족 얘기”라며 “그런 면이 공감대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인이라면 특히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장면도 많다. 지구 반대편과도 이어진 한국인의 정체감을 새삼 느끼기 때문인데, 김씨가 딸의 데이트 상대에게 대뜸 “광복절이 언제냐”고 묻는 모습이나 편의점 앞 주차된 일본 차는 신고하면서 현대차일 땐 눈감아 주는 그런 장면들이다.
한국인 이민자 출신 폴 선형 리를 비롯해 진 윤은 한국 이름을 가진 교포 2세다. 딸 재닛 역의 안드레아 방(30)도 한국계 캐나다 배우다. 그만큼 매 장면 진정성이 묻어난다.
안드레아 방은 “집에서 엄마가 한국어로 물어보면 영어로 대답하곤 한다”며 “극 속 세대 차이가 많이 공감됐다. 부모님과 겪었던 일들이기에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진 윤은 “1960년대 캐나다는 인종차별이 만연했다”며 “이 작품은 내 가족이 어떤 환경과 시대에서 자랐는가를 이해하는 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시즌4는 내년 4월쯤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폴 선형 리는 “굉장히 어렵겠지만, 모든 장면을 한국어로 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며 웃었다. 극 제작자 이반 피싼은 “시즌 4가 가장 재밌고 즐거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