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제외하곤 세계 유일 ‘1명대 미만’ 국가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가 16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최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6월 출생아 수 역시 역대 최소다. 결혼을 하지 않아 출산도 덩달아 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접어들었다. 마카오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합계출산율 1.0명 미만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통계청은 28일 ‘2019년 6월 인구동향’을 발표하고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가 15만85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만1800명)보다 7.7% 감소했다고 밝혔다.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소치다.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2만4051명으로 전년 동월(2만6357명) 대비 8.7% 줄었다. 월별 수치로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출생아 수 감소세는 3년7개월째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중이다. 3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출생아 수는 처음으로 30만명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전국의 신생아 울음소리가 그친 배경에는 ‘혼인 건수 감소’가 있다. 결혼을 하지 않아 출산도 하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혼인건수는 1만794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9% 줄었다. 이 혼인 건수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이 늘어야 출생아 수도 늘어날 수 있는데, 연간으로 보면 혼인이 7년 연속 줄고 있다. 혼인 건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출생아 수도 지속해서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명 미만으로 추락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2017년 1.05명보다 낮아졌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바닥이다.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 게 큰 흐름이 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합계출산율이 1.0명도 되지 않는 나라는 드물다. 대표적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대만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6명이었다. 홍콩은 1.07명, 싱가포르는 1.14명, 일본은 1.42명으로 모두 한국보다 높다. 유일하게 마카오(0.92명)만 한국보다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8명)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인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이상이어야 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향후 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