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항장거리 인력거 대신 소녀상 세워주세요” 靑청원 등장

입력 2019-08-28 13:55
인력거 동상. 연합뉴스

인천 중구청 앞 일본풍 거리에 있는 인력거 동상을 철거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즐거운 사진 찍기용’ 소품으로 강제노역 중인 조선 청년의 인력거 대신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의 작성자는 자신을 비영리시민단체인 ‘NPO 주민참여’ 소속이라고 밝히며 “빼앗긴 내 땅을 강점한 일본의 관리를 위한 인력거가 관광자원이 됐다”며 “식민지 시절을 기리기보다 이겨냄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으로 대체해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일제강점기에 인력거는 하층 노동을 상징하며 하층 노동에 종사한 사람들은 조선 청년들이었다”며 “이 인력거 동상을 보면 굴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 일본 영사관 터에 있는 인천 중구청 앞에 설치된 인력거 설치물에 대해 일본인 관광객과 오사카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며 “식민지 수탈의 첨병인 영사관 자리 앞에 놓인 인력거 동상 앞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탈의 기억과 강점당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서는 인력거가 아니라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청원은 28일 오후 1시20분을 기준으로 250명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앞서 인천시 중구는 2014년 중구청 별관 청사 앞 인도에 인력거 동상과 일본 전통 장식물인 복고양이(마네키네코) 조형물 한 쌍을 설치했다. 조형물을 설치한 이유는 개항장 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이용할 수 있게 조성한다는 취지였다.

논란이 제기되자 인천시 중구는 인력거 동상 처리를 두고 고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취임할 때부터 구청 앞에 인력거 동상이 있고 일본풍 거리에 고양이상이 있는 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예산을 들여서 만들어 놓은 것을 단숨에 철거하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아 처리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