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첫 아시안 신인왕 노리는 임성재, 유일한 약점은 ‘무관’

입력 2019-08-27 16:40
임성재가 지난 2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으로 열린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임성재(21)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초로 아시아 국적의 신인왕을 차지할까. 1990년 제정돼 30번째 수상자를 결정할 PGA 투어 ‘올해의 신인’(Rookie of the Year)이 딜레마에 빠졌다. 관례대로면 페덱스컵 랭킹에서 가장 높은 임성재의 수상이 유력하지만, 골프계 안팎에서 “낙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투어에서 승수를 쌓지 못한 임성재와 다르게 우승을 경험한 신인이 5명이나 되는 탓이다.

PGA 투어에 정통한 관계자는 27일 “임성재가 신인왕에 가장 근접했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다”며 “신인왕은 PGA 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투표에서 결정되는 만큼 정성적 평가가 반영된다. 임성재가 투어에서 얼마나 강한 인상을 남겼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전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폐막한 2018-2019시즌 최종전이자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마지막 3차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이븐파 281타로 공동 19위로 끝냈다. 이 대회 출전자 30명 가운데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은 임성재가 유일했다.

PGA 투어에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2007년부터 페덱스컵 랭킹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루키’는 예외 없이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 관례만 놓고 보면,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만으로 이미 신인왕 수상 자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PGA 회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의견은 분분하다. 콜린 모리카와, 매슈 울프(이상 미국)처럼 투어 챔피언십으로 진출하지 못했지만 시즌 중 투어 우승을 달성한 신인이 5명이나 돼 임성재의 신인왕 수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PGA가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전문가 7명의 의견에서 임성재를 신인왕으로 지목한 의견은 2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5명의 전문가는 모리카와의 신인왕 수상을 예상했다. 모리카와는 지난달 리노 타호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일본계 미국 선수다. 페덱스컵 랭킹에서 59위로, 신인 중 2위다. 임성재와는 40위 차이로 벌어져 있다.

투어 챔피언십 폐막 이후부터는 임성재에게 우호적인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2009년 신인왕 수상자인 마크 리슈먼(호주)은 전날 PGA 홈페이지에 게시된 신인왕 투표 기사에서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만으로 시즌 중 우승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임성재의 손을 들어줬다. ‘무승 신인왕’은 2007년 이후에도 있었다. 신인왕 수상자 가운데 2015년 다니엘 버거는 시즌 중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