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자락에 7년간 흉물로 방치됐던 ‘구(舊) 파인트리’(우이동유원지) 공사가 연내 재개돼 오는 2021년 6월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전체 14개 동 가운데 북한산 경관을 가리는 2개 동을 각각 2개 층씩 낮추고, 일부 동의 ㅅ자 모양의 지붕을 철거해 가려졌던 북한산 경관을 회복한다. 객실의 약 30%는 회원권 없이도 일반시민 누구나 이용하도록 운영한다.
백운천변 인근 일부 동의 지층은 커뮤니티 시설과 북카페 등으로 조성해 지역주민에 개방되고, 파인트리와 주변 동네를 연결하는 백운천 보행교도 놓여 우이동유원지가 강북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새로운 사업시행자인 ㈜삼정기업, 강북구와 함께 이같은 내용의 ‘구(舊) 파인트리 사업 정상화 계획(안)’을 마련해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27일 밝혔다. 2012년 시행사 부도와 시공사의 법정관리 등으로 콘도 건설이 중단된 후 약 7년 만이다.
사업 정상화 계획(안)의 기본방향은 북한산 경관 회복, 시민이용의 공공성 확보, 지역사회 상생‧발전 등 세 가지다.
우선, 북한산 경관 훼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건물의 높이를 낮추기로 했다. 북한산우이역 교차로에서 북한산 능선을 바라볼 때 도드라지는 106동은 2개 층을 철거(7층→5층)하고, 백운천변 저층주거지와 가장 인접한 114동은 당초 7층 계획으로 인‧허가를 받았지만 현재 시공된 5층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일부 건물의 박공지붕(ㅅ자 모양)을 철거하고 평지붕(ㅡ자 모양)으로 교체해 건물높이를 2m 가량 낮출 계획이다. 지붕 철거 등 일부 건축계획은 향후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아울러 당초 콘도시설 내부 도로로 인해 단절됐던 생태환경을 생태터널로 복원하고, 터널 상부에는 녹지를 조성한다.
공공성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콘도 객실은 전체 322객실 가운데 94객실(소형 54, 중형 40)을 분양이나 회원모집 없이 일반시민 누구나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인근 저층주거지와 가까운 백운천변에 위치한 101~103동 지층에는 북카페, 키즈카페,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하고 101~103동 전면부의 공개공지는 조각공원으로 조성된다. 콘도 시설과 저층주거지를 연결하는 보행교도 신설돼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도 좋아진다.
지상부에 산재되어 있던 주차장을 재조정해 순환산책로를 신설하고, 일부 건물은 옥상에 녹지를 조성해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개방된다.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통해 강북 지역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고질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한 공영주차장을 조성한다. 우선 시설 초입에 1800㎡ 규모로 산악박물관을 조성해 산악인들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50여 대가 동시주차 가능한 공영주차장도 조성해 인접한 우이동 먹거리 마을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500여 석 규모의 컨퍼런스홀을 신규 조성해 각종 행사와 워크숍, 포럼 등의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방문객 증가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29일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세부시설조성계획’을 변경고시한다.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세부시설조성계획’ 변경안은 건폐율 23% 이하→20% 이하, 용적률 110% 이하→85% 이하, 최고높이 7층(28m) 이하→동별 층수로 각각 수정하는 내용이다.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세부시설조성계획’ 고시 후 강북구에서 실시계획 인가, 건축허가 변경, 교통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공사를 재개, 2021년 6월 준공한다는 목표다.
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7년이란 장시간 동안 강북지역의 애물단지로 남아있던 구 파인트리 정상화는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과제였다”며 “그동안 논란이 됐던 북한산 경관 훼손 우려를 일부 해소하고, 콘도 시설 일부를 시민에게 개방해 공공성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