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한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주무부처인 국무부에서 우려를 강하게 표현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에 대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한다”며 “이것은 한국 방어를 더욱 어렵게(complicate) 만들고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언급은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직후 국무부에서 밝힌 강한 불만과 우려를 재확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오늘 아침 한국 외교장관과 통화했다. 실망했다”고 말했고, 국무부도 논평을 내고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는 절제된 표현을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과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다만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저녁 시간에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감과 우려를 다시금 표명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미 국무부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 22일(현지시간) “두 나라(한일) 각각이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