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구역’ 공격 이벤트에 지역 당국도 초긴장… 비상사태 선포 검토

입력 2019-08-21 17:03

미국 네바다주 소재 비밀 군사기지 ‘51구역’에 쳐들어가자는 미국 네티즌들의 장난스런 이벤트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 당국은 비상사태 선포까지 검토하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이벤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네티즌은 200만명을 돌파했다.

51 구역이 위치한 네바다주 링컨 카운티 위원회는 네티즌들의 51구역 공격 이벤트 전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가결했다고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지난 6월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51구역을 공격한다. 그들은 우리를 막을 수 없다(Storm Area 51, They Can't Stop All of Us)”는 제목의 이벤트 페이지가 개설했다. 다음 달 20일 오전 3~6시 사이 51구역 앞에 모여 다같이 쳐들어가자는 내용이었다.

이벤트 개설자가 진지한 의도로 51구역 공격을 계획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개설자는 “관광 명소인 51구역 외계인 센터에서 모두 만나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며 “우리가 나루토 달리기로 뛴다면 총알보다 빠를 수 있다. 외계인을 보러 가자”고 적었다. ‘나루토 달리기’는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나오는 달리기 자세다.

지역 당국으로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51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의 인구수는 고작 50여명에 불과하다. 링컨 카운티 전체를 통틀어도 5000명 정도다. 지역 당국이 예상하는 51구역 공격 이벤트 참석자는 무려 2만~3만명이나 된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발린 힉비 링컨 카운티 위원장은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에 “우리 카운티 인구수의 2~3배 정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며 “1만~3만명이 나타난다면 우리 지역 주유소와 상점들은 모두 매진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51구역 공격 이벤트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다. 21일 기준 이벤트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무려 206만명이나 됐다. ‘관심 있음’에 응답한 사람도 151만명이었다.

51구역은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비밀 시설이다. 고고도 정찰기인 U-2와 SR-71, 스텔스 전투기 F-117 등 미군의 최첨단 신무기가 이곳에서 시험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지 주변의 경계가 매우 삼엄한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항공기가 자주 출몰하면서 이곳에서 외계인과 UFO를 연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반세기 동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음모론을 바탕으로 ‘인디펜던스데이’ 등 SF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