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커뮤니티에도 “조국 딸 특혜” 비판 여론 거세

입력 2019-08-20 18:08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교 재학 시절 한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해당 연구소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데에 대해 20대 청년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0일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의 커뮤니티 ‘고파스’ 게시판에는 해당 문제를 성토하는 게시물이 여러 건 올라왔다. 작성자 중 한 사람은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대학 시절 내내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보겠다고 매일같이 머리를 싸매고 눈물 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구나”라며 “너무 화가 나서 조국 말대로 ‘죽창’이라도 들고 싶다. 술이나 진탕 마셔야겠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게시물 작성자는 조씨가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의 첫 페이지를 캡처해 올리며 “본인은 ‘Glu298Asp’, ‘T-786C’ 같은 용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을까”라며 “이제 학우라고 불러 주기도 어렵다. 학위도 취소하고 입학도 취소하고 정유라처럼 고졸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고 적었다.

이 외에도 “(조씨가) 연구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고 그 분야 지식도 없는데 논문에 이름을 올려 고려대 수시전형에서 입학관들을 속여 고려대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아니냐”는 주장을 한 사람도 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들어서며 정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판의 목소리는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해당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한 학생은 “서울대에서 미성년 논문 저자를 전수조사했을 때도 공저자로 참여한 경우는 있어도 1저자는 없었다”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학생은 “정유라처럼 조국 딸의 본명을 공개하고 고려대 합격과 의전 합격이 정당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딸의 논문 논란에 대한 조 후보자 측 해명을 전한 글에는 “미국에서도 생물학 박사 6~7년 해서 제대로 된 논문 한두 편만 건져도 성공적인 박사 생활을 했다고 하는 마당에 (인턴) 2주 하고 1저자 논문을 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던 2008년 충남 천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치고 난 뒤에는 A교수를 책임저자로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 후보자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인턴십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억측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