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 中 사실상 기준금리 0.1%p↓

입력 2019-08-20 14:00
중국 위안화. 연합뉴스

미국과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를 4.25%로 고시했다. LPR는 향후 대출 기준금리와 유사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사실상 0.1%포인트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LPR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새로 공표되는 LPR를 반드시 반영하도록 의무화했다. 기존 인민은행의 1년 만기 대출 금리와 LPR는 각각 4.35%, 4.31%였다. 이날 고시된 새 LPR는 인민은행 기준금리보다는 0.1%포인트, 기존 LPR보다는 0.06%포인트 낮다. LPR가 기준금리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대출 기준금리가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5년 만기 LPR도 4.85%로 5년 대출 기준금리인 4.90%보다 0.05%포인트 낮았다. 중국에서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잇따라 부진하게 나와 급속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이번 조치는 기업과 가계의 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로 하향 곡선을 그려, 중국 정부는 올해 ‘6.0∼6.5%’ 경제성장률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통상 0.25%포인트씩 조정되는 기준금리 인하와 달리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아직 강력한 부양책이라기보다는 미세 조정 수준이라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자국 경제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부채 관리와 경기 둔화 대응이라는 상충하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 차이신은 현재도 1년 대출 때 기준금리의 90% 선인 3.915%가 금리 하단으로 적용되곤 한다면서 LPR가 이보다는 낮아져야 시중 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LPR는 시장 상황에 따라 매달 변동될 수 있다. LPR는 중국의 대형 은행과 중소 규모 은행, 외자 은행이 인민은행에 보고한 값을 평균해 매월 20일 발표된다. 중국 당국이 보다 정교하고 가벼운 새 정책 도구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류궈창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인하 모두 공간이 있지만 내릴 것이냐, 내리지 않을 것이냐는 앞으로의 경제 성장과 물가 추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