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태 장기화에…‘홍콩 관련 ELS’ 투자자들 전전긍긍

입력 2019-08-18 15:00

홍콩 사태가 격화되면서 홍콩과 관련된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H(HSCEI·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32조1869억원(중복 포함)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체 ELS 발행액(47조6585억원)의 67.5% 수준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H주)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국내 증권사가 발행하는 ELS 상품의 절반 이상이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문제는 이달 들어 홍콩H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ELS는 만기까지 기초자산이 미리 약정한 범위 아래로 떨어질 경우 원금을 잃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다. 홍콩H지수는 지난 16일(종가 기준) 9981.12로 이전 고점(지난 4월 17일)의 1만1848.98에 비해 15.8% 내린 상태다. 국내 ELS 상품 상당수는 발행 시점 지수 대비 35~50%가량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들어간다. 홍콩H지수가 7700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무더기 손실이 우려된다.

금융 당국은 아직까지 홍콩 관련 ELS의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홍콩 주가지수와 연계된 ELS의 손실 가능성은 아직 희박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13일 기준 홍콩H지수는 전년 말과 비교해 2.7% 하락한 수준으로 투자자의 원금 손실 구간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감원은 “홍콩 사태 외에도 미·중 무역 분쟁,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등 복합적 불안 요인이 크다”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국내 금융업계 위기대응 능력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