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지난 지금 박 시장이 약속했던 정책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삼양동과 강북구에는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주로 빈집, 공터, 버려진 공간과 자투리 공간 등을 서울시가 매입해서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공급하거나 시의 다른 사업과 연계해 지역에 맞는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서울시는 당시 박 시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약속했던 사업들(삼양동 37개, 강북구 30개)을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현재 28개 사업이 완료됐고 12개 사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현재 부지‧건물 매입 후 설계 또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26개 사업은 타당성조사를 위한 연구‧분석 단계에 있는 사업으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완료해나간다는 목표다. 1건은 관계기관 미승인으로 현재 보류된 상태다.
우선 서울시는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마을 단위 생활SOC를 골목 곳곳에 조성하고 있다. 박 시장이 살았던 옥탑방 주변에 방치됐던 빈집과 공터(솔샘로35길 주변 4개 토지)를 시와 강북구가 매입하고, 공간을 합쳐 계단식 공원쉼터와 텃밭으로 변신 중이다. 양지마을의 ‘주민공동이용시설’은 시설 확장을 추진 중이고 폐목욕탕 부지에는 ‘강북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 오현숲마을에는 ‘마을활력소’가 각각 건립을 앞두고 있다.
오현숲마을 마을활력소 조감도
골목이 좁고 구릉지가 많은 강북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교통과 주차문제 완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도 추진되고 있다. 민간과 협업해 나눔카 주차장소를 확대(4개소 7대→7개소 9대)했고, 빈집이 밀집한 지역 부지 매입을 통한 공영주차장 복합개발도 내년 10월 완공된다. 노후화된 지하철 미아역은 내년 말까지 문화예술 테마역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울러 강북지역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여가 인프라와 청년지원시설 확충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마실길 전망마루’라는 이름의 카페+전망대가 10월 착공되고, ‘강북문화예술회관’에는 내년 말 150~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신설된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청년활력공간 ‘무중력지대’ 강북센터도 내년 상반기 개관 목표로 추진중이다.
서울시는 부지결정 및 매입부터 실제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여러 행정절차가 필요한 만큼, 다른 사업에 비해 긴 호흡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들도 이뤄지고 있다. 당초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서 불편을 겪던 삼양동 일대 127세대 중 신청한 모든 세대(64세대)에 공급배관 공사를 완료했다. 또 2.5톤 청소차량 진입이 어려워 인력에 의존해 골목 청소를 해야 했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톤 소형 차량 2대를 투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지난 2월 강남북 균형발전사업의 핵심 프로젝트로 2028년까지 강북에 10개 철도 노선을 신설하거나 개선하는 내용의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서울시가 최근 새절역~신촌~여의도~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울 서부선 경전철 조기 착공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왕십리에서 미아사거리역,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 착공도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강남과 달리 강북은 맞춤형 도시재생을 위해 개발 고도제한을 추진한다는 방침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고, 일부 경전철은 사업자가 교체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또 강북지역 개발이 진행되면 땅 값이 뛰고 전세값이 오르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박 시장은 “삼양동 한 달의 경험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강북 우선투자’라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됐다”며 “몇 십 년 동안 누적된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약속된 사업은 차질 없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께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