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는 올 시즌 단 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대호의 실책은 롯데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3회말 실책을 기록했다.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은 롯데 선발 장시환의 3구를 때려 1루 방향으로 보냈다.
이대호가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듯했다. 이대호가 백핸드 동작으로 공을 잡으려는 순간 글러브 밑으로 공은 빠져 나갔다. 장시환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그렇게 장시환은 무너졌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곧바로 우전 안타를 내줬다. 그리고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최주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부진에 빠져 있던 김재환에게마저 우전 안타를 맞으며 3회에만 3실점째를 내줬다.
그리고 교체됐다. 장시환에 이어 올라온 조무근마저 밀어내기와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추가 2실점했다. 장시환은 이날 7실점했다.
그러면서 롯데는 두산에 2대9로 패했다. 2연패다. 42승2무68패가 됐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12.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잔여 32경기에서 29승3패를 해야만 5할 승률을 할 수 있는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유격수 강로한마저 이날 7회말 수비에서 실책을 기록했다. 롯데가 기록한 90번째 실책이다. 리그 전체 1위다.
실책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 실책 상당수는 안이한 플레이에서 기인한다. 이대호의 실책이 그렇다.
아무리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어렵더라도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롯데다. 그럼에도 롯데의 상징 선수마저 안이한 플레이를 하는 것을 롯데 코칭스태프는 용납해서는 안된다.
공필성 감독대행의 공감 리더십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책이 나와도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발전이 없다. 안이한 플레이가 나올 때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두려움 없이 경기를 해야 하지만, 안이하게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겐 ‘벌’이 주어져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롯데가 발전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