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적용이 가능한 ‘초(超)엣지’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로 데이터 처리 단계를 간소화함으로써 대용량 콘텐츠를 끊김(지연 현상) 없이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이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클라우드 게임 등 ‘초저지연’ 서비스 구현이 관건인 5G 시대에 핵심 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12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5G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핵심 솔루션인 ‘5GX MEC’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고 밝혔다. MEC는 기존의 중앙 데이터센터 대신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의 기지국이나 교환기 등에 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전송 구간을 줄임으로써 데이터 지연시간을 최소화시키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5G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전송할 때는 최소 4단계(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인터넷망-데이터센터)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MEC를 적용하면 2단계(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로 줄일 수 있고, 이번에 SK가 공개한 ‘초엣지’ 기술을 적용하면 1단계(스마트폰-기지국)까지도 단축이 가능해진다.
이 기술로 데이터 지연 시간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어 5G로 구현되는 스마트팩토리, VR·AR, 클라우드 게임, 자율주행 및 차량 관제 등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5GX MEC’와 글로벌 클라우드가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더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과는 다른 산업간 융·복합 기술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PC게임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상범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은 “초저지연 환경 중에서도 즉각 반응이 필요한 분야가 바로 게임”이라며 “인터넷 게임 엔진을 5G MEC에 구축해 모바일 기기로도 고사양 PC에서 게임하는 것과 같은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설명회에서 자사 게임 관련 플랫폼인 ‘워치앤플레이’를 통해 3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PC 버전을 모바일로 시연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모니터, 대형 스크린, 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5G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신 PC게임을 즐기기 위해 고사양 PC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초저지연성 활용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에 MEC 기술을 적용해 5G 서비스의 확산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실시간으로 민감하게 반응해야하는 원격 진료 및 수술 등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또 보안에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처리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초엣지’ 기술을 각종 5G 서비스 테스트베드가 위치한 분당 5G 클러스터에 연내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 위치한 기업 간에 협업이 이뤄지고, 새로운 5G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국 주요 거점 지역 총 12개의 MEC 센터를 구축해 5G 인프라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이강원 클라우드랩스장은 “앞으로도 5G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임과 동시에 ‘5GX MEC’ 플랫폼 개방 등을 통해 5G 생태계 활성화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