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리는 조국’ 뜸해진 SNS 활동에 “후보자로서 신중해야”

입력 2019-08-13 10:33 수정 2019-08-13 11:26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최근 뜸해진 SNS 활동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로서 모든 문제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페이스북 등 SNS에 개인 의견을 쏟아내던 때와는 다른 행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몸 사리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25분쯤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 “최근 SNS 게시글이 없는데, 인사청문회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염두에 둔 듯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앞에서 답을 드리는 게 기본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도 직접 자신의 QM3 차량을 몰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손에는 음료를 담은 텀블러가 들려 있었다.

이를 두고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몸 사리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SNS에 수십 건의 ‘개인 의견’을 쏟아냈다. 청와대 수석에서 물러난 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 기간에도 SNS에 사견을 올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당시에도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된 상황이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어차피 조 후보자가 쓰고 싶은 글들은 대부분 야당을 자극하는 일들일 것”이라며 “청문회를 앞두고 굳이 야당을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장관이 된 뒤에는 또 페이스북에 개인의견이라는 식으로 글들을 올리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SNS를 끊을 수 있겠느냐”며 “지금도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 손이 근질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온 부분들에 대해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됐기에 장관 자격이 부족하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답하도록 하겠다”며 “사노맹 사건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다”고 말했다. 전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가 전복을 꿈꾸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기용될 수 있느냐”며 조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조 후보자는 울산대 교수로 재직하던 1993년 사노맹 산하 기구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 설립에 참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6개월간 구속수감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사노맹은 사회주의 체제 개혁과 노동자 정당 건설을 목표로 1980년대 말 결성된 조직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또 2005년 쓴 논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방향과 달리 검사의 수사 종결권·지휘권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2005년 것은 제 개인의 논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2018년 두 장관(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의 합의문이기에 주장의 주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2005년 이후) 시대적 상황이 바뀌기도 했다”며 “당시는 경찰 개혁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한 것이었다면, 이번 권력기관 개혁안은 경찰개혁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일차적 수사 종결권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두 장관이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