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한미훈련 끝나면 미사일 멈추고 협상 재개 희망”

입력 2019-08-11 09:28 수정 2019-08-11 09: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친서를 보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친서에)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a small apology)도 있었다”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연습”이라며 표현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또다시 드러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일부터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북한에 대한 트위터 글을 올렸다.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 34분과 오전 5시 50분경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지 15시간 뒤였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25일 이후 다섯 번째이자, 올해 들어 일곱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김정은은 친서에서 매우 친절하게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긴 친서의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에 대한 불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정은을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만나기를 기대한다”면서 “핵 없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에도 “김정은으로부터 아주 아름답고 긍정적인 편지를 받았다”면서 “우리는 또다른 만남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한·미 국방당국의 평가와 다른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미 연합훈련은 오는 20일 종료될 예정이라 이달 하순쯤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탈지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한·미 연합훈련 끝날 때 멈추겠다고 밝힌 것은 훈련 중에는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묵인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두 정상 간 친서 외교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위기에 빠진 것으로 보였던 북·미 대화를 되살려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인편으로 전달받았으며 문자 그대로 북한에서 바로 내 사무실까지 친서가 전달되는 옛날식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등을 통한 북·미 당국자 간 친서 교환 시스템이 정착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비용적 측면만 강조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을 깎아 내리는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과정에서 북한 독재자 김정은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이 전투태세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미군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미 연합훈련이 가치가 없다는 북한의 견해에 대해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미국 안보라는 관점에서 동맹이 엄청난 이익을 가져준다고 생각하는 많은 전문가를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