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상반기 경상수지 7년래 최저… 상품수지 흑자 30% 감소

입력 2019-08-06 17:13 수정 2019-08-06 17:19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반기 기준으로 7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이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30%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경상수지 흑자가 63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보다 14.5%(10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6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무역수지)가 95억4000만 달러에서 62억7000만 달러로 34.3%(32억7000만 달러) 줄어든 영향이 크다.


6월을 포함한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17억7000만 달러 흑자다. 2011년 하반기 이후 16개 반기 연속 흑자 기록이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흑자폭이 24.7%(71억3000만 달러)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있었던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상반기 상품수지는 370억6000만 달러 흑자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154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출이 2777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00억5000만 달러(9.8%) 줄며 2년 반 만에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439억9000만 달러로 15.9%(83억2000만 달러) 줄며 전년 같은 달 대비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및 석유류 가격 하락, 대중국 수출 부진이 주요 이유다. 수입은 전년보다 11.8%(50억5000만 달러) 줄어든 377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감소폭이 5월(-1.5%)보다 확대됐다. 에너지류 가격이 약세를 보인 데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비롯한 기계류와 승용차 등 소비재 수입이 줄었다.

지난달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11억6000만 달러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 6월(-24억2000만 달러)보다는 줄었다. 서비스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수지는 중국·일본인을 중심으로 국내 입국자 증가세가 이어진 덕에 적자폭이 12억20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축소됐다.

지난달 국내 입국자는 147만6000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15.1%(19만4000명) 늘었다. 중국인과 일본인 입국자는 각각 47만5000명과 2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5.0%, 20.1% 늘었다. 지난달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작았던 건 황금연휴를 맞은 중국·일본인이 국내에 놀러와 쓴 돈 덕이었다.

해외 출국자는 249만6000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7.4%(17만2000명) 늘었지만 해외에서 쓴 돈(여행지급)은 25억4000만 달러에서 25억1000만 달러로 줄었다. 단순계산을 하면 1인당 여행소비가 1093달러에서 1006달러로 8.0%(87달러·약 10만5000원) 줄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