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고슴도치가 한여름 밤 짝짓기 과정에서 만들어낸 소음 탓에 독일 경찰들이 고역을 치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독일 언론 슈피겔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슴도치는 매미,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밤에 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비교적 낮게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부터 비명을 지르거나 으르렁대는 큰 소리에 이르기까지 고슴도치는 다양한 종류의 소리를 낸다.
고슴도치 짝짓기를 활발하게 벌어지는 기간은 4월에서 9월 초다. 고슴도치는 짝짓기를 하는 동안에 큰 소리로 으르렁거린다. 그중 수컷은 가장 큰 소리를 낸다. 이런 소리가 때때로 흥분하거나 괴로워하는 인간의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들릴 수 있다. 최근 고슴도치가 내는 이 소리를 위급한 상황으로 오인한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경찰들은 한밤중에 초등학교 운동장에 출동해야만 했다. 수상한 소음이 들린 데다 보안등까지 작동했다는 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탐색하고서야 경찰은 소음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다. 황당하게도 범인은 짝짓기 중인 야생 고슴도치 한 쌍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보고서에 “의심스러운 소음은 짝짓기 중이던 고슴도치 부부에게서 발생한 것 같다”고 적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