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 바다 인근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황화수소 노출 사고로 쓰러진 피해자 여학생이 일주일이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의 언니가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6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3시37분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민락동 민락회타운 지하 공중화장실에서 여고생 A양(19)이 황화수소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양이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자 뒤따라 들어간 친구 B군(19)이 쓰러진 A양을 구조했다. A양은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A양의 언니 C씨는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중화장실의 배기장치 등 시설점검을 10년 동안 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C씨는 동생을 찾으러 화장실에 들어간 B군이 “이상한 착시와 냄새와 그것(황화수소) 때문에 한 번 기절을 했다”며 “5분 정도 기절을 하고 얼른 정신을 차리고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하려고 하는데 인공호흡을 하려는 순간에 동생의 입에서 아주 쾌쾌한 악취와 가스 냄새 같은 게 훅 올라와 한 번 더 기절을 했다”고 B군에게 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막아놓지 않았더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나가다가 보이는 공중 화장실”이라며 “화장실 뿐만이 아니라 지하주차장까지도 전부 다 (황화수소) 냄새가 (퍼졌다)”고 말했다.
황화수소 노출사고가 난 공중화장실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단시간 허용 농도 기준치 15ppm의 60배가 넘는 황화수소 1000ppm이 검출됐다.
해당 화장실은 ‘오수처리시설’이 별도로 만들어져 이곳에서 오수가 관리된다. 일반 공중화장실의 경우에는 정화조에서 오수를 처리한다. 사고가 난 화장실의 오수처리시설에서는 매일 오전 3~4시 오수를 퍼 올리는 펌핑작업이 실시된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해당 작업 중 오수처리시설 내 있던 황화수소가 공중화장실로 유출돼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