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년여만에 장중 1900선 붕괴…코스닥 장중 한때 5% 급락도

입력 2019-08-06 11:44 수정 2019-08-06 14:04
코스피가 3년여 만에 장중 1,900선을 내줬다. 6일 전 거래일보다 46.62포인트(2.39%) 내린 1900.3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1900선 밑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900선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코스피가 3년여만에 장중 19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도 장중 한때 5%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코스피지수는 6일 전장보다 46.62포인트(2.39%) 내린 1900.36으로 출발해 장중 한 때 1891.81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2월 17일(1881.03) 이후 약 3년6개월만의 최저치다. 코스피는 오전 11시35분 현재 전일보다 20.56포인트(-1.07%) 떨어진 1926.23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장중 1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6월 24일 이후 3년1개월여만이다. 당시 코스피 장중 저점은 1892.75였다. 이날 장은 아직 마감되지 않았지만 이미 당시의 저점을 갈아치운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82억원, 127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59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4.72포인트(2.58%) 내린 555.077으로 시작해 장중 한때 540.83까지 하락했다. 장중 저점은 2014년 12월 30일(540.28) 이후 4년7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코스닥은 오전 11시35분 현재 하락세를 뒤로하고 상승세를 보이며 570대를 회복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190억원을 순매도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70억과 31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던 신라젠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이날 또 27.00% 급락했다. 신라젠은 오전 11시35분 현재 25%대로 낙폭을 조금 줄였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환율전쟁 확전 우려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2.9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98%), 나스닥지수(-3.47%)가 모두 급락했다. 이들 지수의 낙폭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셈이다.

전세계 증시가 출렁인 이유에는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의 확대가 가장 컸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는 원·달러 환율에도 반영됐다.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까지 확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7원 오른 달러당 122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11시31분 현재 1214.10원에 거래 중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증시에 정부도 대응책을 찾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합동점검반 회의에서 “과도한 시장 불안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