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일부 야당의 한가한 백태클 언동에 발목을 내주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기술독립과 부품·소재·장비산업 자립화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도발로 시작된 경제 한·일전에 임하면서 온 국민의 총의는 ‘다시는 지지말자. 다시 한 번 이겨내자’로 고양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은 회의실 백드롭(뒷걸개)을 안중근 의사가 ‘독립(獨立)’이라고 쓴 옥중 유묵으로 교체했다. 안 의사가 1910년 사형을 언도받고 중국 뤼순 감옥에 투옥돼 있을 때 ‘대한국인 안중근’이라는 글씨, 약지가 잘린 왼손 도장과 함께 남긴 것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굳건히 맞서는 결기를 보여주겠다는 뜻이자, 국민의 항일·반일 감정을 겨냥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민주당은 유묵 엎에 ‘한·일 경제전쟁,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라는 문구도 넣었다.
이 원내대표는 그 앞에서 “우리 국민의 경제적 저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국민이 주장하는 길은 쇄국이 아니고 애국의 길이며, 위정척사가 아니라 기술독립과 부품·소재·장비 산업 자립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당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쇄국주의가 대한민국을 다시 구한말 시대로 되돌리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구한말 위정척사운동이 아닌 더 많은 교류와 자유무역의 수혜”라고 한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기존의 당 민생입법추진단을 개편한 ‘한·일 경제전 예산입법추진단’ 구성 방침을 밝히며 “일본의 경제침략 행위에 맞선 법과 제도, 예산 지원에 주력해 활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진단은 경제 한·일전에 임하는 기업들에 최고의 첨단무기가 되고 경제 한·일전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기술독립 TF, 규제개혁 TF 등 3개 TF를 구성해 이를 중심으로 한·일 경제전의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도록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주식·금융시장 불안 상황에 대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상황이 매우 가변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일본이 노리는 것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흔들려는 것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불안 유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관이 총력 대응하는 만큼 국민이 미리 불안할 필요는 없다. 야당도 가뜩이나 예민한 금융시장 상황을 놓고 ‘제2의 IMF가 온다’ 등 위기감을 조성하는 언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