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서 사케 마신 이해찬 대표? 與 “악의적 선동” 野 “이율배반적”

입력 2019-08-03 17:47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 침략 관련 비상 대책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 대상국) 배제에 따른 비상대책회의 직후 일식집에서 오찬을 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이 대표를 비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악의적 선동’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3일 논평 등을 통해 이 대표의 일식집 오찬을 맹렬히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가 오찬에서 일본 술(사케)을 곁들였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에 감히 매국이라고 했고, 국민을 감히 친일과 반일로 나눴던 이해찬 대표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직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반일 감정을 부추기더니 일식당으로 달려가 사케를 마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와 민주당이 연일 반일감정을 부추겨 국민들은 가급적 일본산 맥주조차 찾지 않고 있다”며 “이 와중에 집권당 대표가 사케를 마셨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이렇게 이율배반적일 수 있나”라며 “앞에서는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뒤로는 일본 술을 음미하는 한심한 작태에 국민의 분노와 불신은 커질 뿐”이라고 질타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일본발 악재를 총선 호재로 생각하며 백색국가 제외 직후 사케를 마시는 민주당은 사케가 넘어가는가”라고 꼬집었다. 야당이 이 대표의 일식집에서의 오찬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그 어려움이 더하다”며 “야당의 논리는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국민은 다 망하라는 주문밖에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대표가 주문한 것은 국내산 청주”라며 “두 야당의 비난은 국내산 청주를 ‘사케’라는 이름으로 파는 일본식 음식점 자영업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솔한 발언이자 왜곡된 사실을 확대 재생산 하는 악의적 국민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논평 전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최소한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대변인들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가 오찬을 했던 일식집에서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으며 이 대표가 마신 것도 사케가 아닌 국산 청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식당의 냉장고에는 사케가 없었고, 국산 청주 여러 종류와 소주, 맥주 등만 놓여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