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가 1일 8% 급락했다. KB자산운용 등 투자자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서다.
이날 에스엠은 전일 대비 8.05% 하락한 3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장중 3만15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에스엠의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지난 5월 에스엠에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를 통해 이수만(사진) 총괄프로듀서가 운영하는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합병과 배당 강화 등을 요청했다.
KB자산운용은 “현재 에스엠은 영업이익 46%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인세로 지급하고 있다”며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에서 수취하는 인세는 소액 주주의 이해와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이크기획과 SM 간 합병과 30% 배당성향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에스엠은 답변서를 통해 KB자산운용의 제안을 거절했다. 에스엠은 “라이크기획은 법인형태가 아니기에 법률적으로 합병할 수 없고, 그렇게 강요할 권리도 없다”며 “사업의 핵심적 요소인 프로듀싱 계약을 갑작스럽게 종료, 변경하는 건 글로벌 영업 중단 및 사업 경쟁력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등을 검토하겠으며, 이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면 공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에스엠의 주가 하락은 이러한 답변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도 주식회사 SM의 주인임을 간과한 답변”이라며 “1위 기획사에 걸맞은 기업 가치를 위해 일정 수준의 노력을 해달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 답변이 완전히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분이 20% 내외에 불과한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위해 (에스엠이) 운영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