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X101’(Mnet) 시청자(국민 프로듀서)들이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을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고소·고발했다.
마스트 법률사무소는 1일 국민 프로듀서 260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검에 CJ ENM 엠넷 소속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제작진 단독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해관계가 있는 일부 소속사 공모가 있을 것으로 추정해 고소·고발 대상에 포함했다.
법률사무소는 계속 제기됐던 의혹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생방송에서 발표된 연습생들의 득표수가 특정한 배수(7474.442)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을 들었다. 법률사무소 측은 “해당 투표 결과는 일주일간 진행된 온라인 투표와 140만표가 넘는 문자투표로 도출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측은 이어 엠넷과 제작진이 처음부터 원본 투표 데이터를 공개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만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프로듀서들은 법률사무소를 통해 “투표조작 의혹의 진상을 명백하게 밝힘으로써 추후 재발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고소·고발과는 별개로 엠넷이 자체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전날에는 프로그램 제작진과 문자 투표 협력업체(인포뱅크)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프로듀스X101을 통해 선발돼 다음 달 27일 데뷔를 앞둔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과 팬들의 추천에 의해 파생된 그룹 바이나인 등 팬덤 간 갈등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엑스원 데뷔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 중이다.
현재 엠넷 측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만을 낸 상태다. 생방송에 진출한 연습생 20명의 소속사는 11인조 엑스원 데뷔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