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30㎞, 거리 250㎞…고도·사거리 맘대로 조절…방어망 피해 어디든 타격

입력 2019-07-31 18:58 수정 2019-07-31 18:5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 위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장착된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2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250㎞, 정점고도 약 30㎞로 파악됐다. 세부적인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분석 중이다. 일단 지난 25일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이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은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이지스함이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 다양한 정보자산이 추적 감시했고 탐지했다”며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고 현재 한·미 정보당국에서 정확한 제원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25일 쏜 2발은 600여㎞를 날아갔고 정점고도 50~60㎞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비행거리가 짧아지고 정점고도는 낮아졌다. 고도를 낮춰 사거리를 조정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TEL을 활용해 고도와 사거리를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종 탄도미사일을 다양한 방식하게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5월 9일에 쏜 단거리미사일 2발은 각각 270㎞, 420㎞를 비행했으며, 정점고도는 45~50㎞로 파악됐다.

3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함경남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뉴시스

이번에 발사된 2발 모두 TEL에서 발사됐고, 사거리도 조정할 수 있어 요격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우리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여러 사거리로 쏠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목표물을 정해놓고 발사 위치가 달라지는 것으로, 특정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 발사원점을 계속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어디서든 남한 전체를 목표로 할 수 있어 어디서 쏠지 우리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낮은 정점고도를 보인 것도 탐지를 어렵게 해 요격을 힘들게 할 수 있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저고도로 발사한 것은 요격 회피 능력을 과시하고, 저각발사 때의 비행 성능을 테스트하려는 의도라고 입을 모은다. 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하면 요격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놓칠 가능성이 크다. 양욱 국가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미사일 방어체계에서 30㎞ 정도가 정점고도가 되면 탐지가 어렵다”며 “탐지가 늦으면 그만큼 요격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25일에 발사됐던 단거리탄도미사일은 요격을 회피하기 위한 ‘풀업’(pull-up·하강단계서 상승) 기동 능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형태의 미사일과 관련해 저고도에서 풀업 기동을 해서 요격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어려울 수는 있어도 요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헌 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