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일 ‘분쟁중지협정’ 촉구”… 日 백색국가 제외 제동

입력 2019-07-31 10:18 수정 2019-07-31 12:46
사진=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한·일 갈등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미국이 양국에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분쟁을 중지하는 ‘현상 유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을 촉구했다. 오는 8월 2일로 예정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 한국 배제를 사실상 연기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고위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이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 등 일련의 한·일 갈등과 관련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새로운 조치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협상하는 협정을 서명하도록 요구하는 중개방안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미국이 한·일 양국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달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부 장관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일본 언론도 미국의 중재소식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31일 ‘한일 대립, 미국이 화이트국가 제외 연기 촉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실상 일본에 화이트국가(백색국가) 한국을 제외시키는 절차를 연기하라는 내용”이라며 “갈등이 더 격화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전했다.

미국의 중재로 ARF에서의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본이 8월 2일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조치 직전인 1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막판 ‘외교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