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北 도발하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

입력 2019-07-31 09:53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1회 KIDA 국방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31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한국의 ‘적(敵)’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61회 KIDA 국방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정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북한을 겨냥한 가장 강한 표현이다. 국방부는 올해 발간한 국방백서에 ‘북한은 적’이라는 주적 표현을 삭제한 상태다. 다만 포괄적으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라고 표기했다.

정 장관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만이 아니다”라며 “포괄적 안보개념에 근거해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주적개념도 없애고 정신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장병의 명확한 안보관 확립을 위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응징할 태세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내용을 정신전력 기본 교재에 분명하게 적시해 놓았다”고 말했다.

또 “한·미연합연습과 훈련도 변함없이 실시하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연합연습을 일부 조정하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이미 100여회 이상에 걸쳐 크고 작은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대비책과 관련해 “우리는 현재 (요격)능력을 제한적이지만 가지고 있고, 앞으로 훨씬 더 강력한 대응 능력을 갖출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보다 우리 능력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우리 기술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나다. 양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대부분 지대지 미사일”이라며 “우리는 지대지, 함대지, 잠대지, 공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다 가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에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보다 더 확장해서 개정했다. 그에 맞춰 개발해 나갈 것이고 북한보다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뒷받침해나갈 것”이라며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우리의 안보와 국방태세가 약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이는 우리 군의 강력한 힘과 대비태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조치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북한 목선에 대한 경계 실패 및 삼척항 정박 은폐·축소 의혹, 2함대 허위자수 사건을 언급하면서 “군의 현행 경계작전 수행 미흡과 군 고위직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상황이 확대된 것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어떠한 따가운 질책과 비난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사과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