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실무협상이 곧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3차 북·미정상회담이 계획된 것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관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며 “이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시간이다. 우리가 이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실무협상에 대한 의지를 재차 언급했다.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거론하면서 “내일 낮 아시아로 향해 며칠간 방콕에 머물 예정”이라며 “우리가 ‘큐빅 퍼즐’(Rubik's Cube)을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곧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또한 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서 받아든 진짜 도전이기도 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더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도록 그가 그의 길을 분명히 보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ARF 일정 기간동안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한자리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이 불참을 통보해 무산됐다. 폼페이오 장관이 ARF 일정을 거론하면서 실무협상 재개를 언급한 이유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5일에도 실무협상 의지를 드러냈었다.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협상에 앞선 지렛대 확보 차원이라고 분석한 폼페이오 장관은 “2주 내로 실무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3차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가진 것을 유지하면서 더이상 추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을 경우 제재 해제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가정적(인 질문)”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창의적인 해법’(creative solutions)이 있기를 희망한다. 각자에게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가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로, 모든 나라가 가하고 있는 국제적인 제재”라고 전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짚고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해야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창의적인 해법’이 주목된다. 그동안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해온 미국이 북한을 향해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갖고 협상에 임하라고 알리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담에서 진행자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경제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구매가와 판매가 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다”며 “정상 간에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날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그는 똑똑하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들과 우선 사항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