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제조업 기반의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울산형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울산시는 첫 결실로 현대자동차그룹 최대 부품 제조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로부터 3300억원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고 29일 밝혔다.
울산시가 밝힌 울산형 일자리 정의는 기업 투자를 기반으로 한 투자 촉진형 일자리다.
미래먹거리 시장을 개척하는 대기업 신규 투자,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지자체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한 안정적 기업 활동 여건 조성, 신규투자 기업 울산 안착 등을 통한 안정적,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핵심 내용이다.
이번 울산형 일자리는 지난 26일 출범한 구미형 일자리와 유사하다. 투자 촉진형인 구미형 일자리는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공장부지 6만㎡를 무상임대하고 투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줘 LG화학의 투자를 끌어냈다.
울산시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8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시는 8월에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현재 협의 중인 2~3개 대기업들의 투자 규모 등을 확정짓고 대대적으로 ‘울산형 일자리 창출’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이날 먼저 발표하게 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북구 중산동에 위치한 이화산업단지에 연면적 6만2060㎡ 규모의 전기차 부품 전용공장을 건립한다. 오는 9월 착공해 2020년 7월 준공 예정이다.
이 공장에선 전기차 구동 모터, 인버터 모듈, 배터리 시스템 등을 생산할 예정이며 현대차가 내년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차량에도 대응한다.
울산시는 현대모비스의 공장 유치로 8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00여명의 일자리는 현대모비스가 직접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먼저 공장부지를 원가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 보조금과 지방세 감면, 인허가 단축 등 행정적 지원을 최대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 기자재 공장 유치를 위해 만들어진 이화산업단지는 3.3㎡당 93만원에 조성되어 현재 124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독일 폭스바겐, 스웨덴 볼보, 일본 토요타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일자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는 올해 1월 현대모비스에 울산형 일자리 협약을 제안했고, 현대모비스는 7개월간의 장고 끝에 지난 4일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투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송철호 시장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 3대 주력산업 일자리가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위협받자 울산형 일자리 발굴에 노력해왔다”면서 “기술 강소기업 유치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방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