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유벤투스가 지각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5000여명의 관중은 26일 약속된 킥오프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8시30분 현재 대기하고 있다. 당초 예정된 킥오프 시간은 오후 8시. 이미 경기가 전반 중반을 넘겼어야 했을 시간이다.
관중은 덥고 습한 날씨에 부채질을 하며 그라운드에서 몸을 푸는 팀K리그와 유벤투스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오후 8시50분에 경기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유벤투스 선수단이 한국의 교통체증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에 있는 호텔에서 제때 출발했지만 마포구에 있는 경기장까지 이동시간을 오래 소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유벤투스 선수단은 이날 한국에 들어왔다.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유벤투스의 이동 동선을 따라 몰린 인파가 장사진을 이뤘다. 덥고 습한 날씨에 폭우까지 쏟아졌지만, 호날두의 인기를 씻어 내리지 못했다. 경기장 주변은 낮부터 축구팬들로 가득했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출입구 주변은 오후 5시 이전부터 통행이 어려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상당수는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었다.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인기는 이미 입장권 판매 당일에 증명됐다. 6만5000여 장의 입장권은 지난 3일 판매 개시 2시간30분 만에 매진됐다. 장당 40만원으로 가장 비싼 프리미엄존 입장권은 판매 15분 만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