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야구규칙 3항을 보면 유니폼과 관련된 조항이 포함돼 있다.
규칙에는 “리그는 소속한 팀의 유니폼 등에 선수의 이름을 붙이도록 규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본명이 아닌 별명을 쓰려면 총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이름을 붙이기로 확정하면 예외 없이 유니폼에 붙여야 한다”고도 적고 있다. 종합하면 유니폼에 이름을 새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 상황은 총재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제재 조항이 없으니 강제 규정은 아니다.
야구복은 야구 선수들이 입는 의복이다. 위키백과 등에 따르면 야구 유니폼은 1800년대에 뉴욕 니커보커스가 처음으로 입었다고 한다. 이후 다양한 형태의 유니폼이 등장하긴 했지만 유니폼 위에 등번호와 이름을 새기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2019년 KBO 대부분의 구단들도 다양한 형태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지만 유니폼에는 반드시 등번호와 이름을 새기고 출전한다. 물론 SK 와이번스처럼 외국 입양아 또는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을 위해 자신의 이름 대신 아동의 이름을 새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LG 트윈스는 유별나다. 원정 유니폼인 검정색 유니폼을 보면 아예 이름이 없다. 올해에는 홈 유니폼에도 이름을 넣지 않고 있다.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처럼 말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개인주의가 강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LG로선 팀이 하나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LG 선수들이 검정색 유니폼을 입든 회색 유니폼을 입든 위반 문제가 전혀 없다.
그런데 유니폼에 이름을 빼는 문제만큼은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지난해에도 LG는 유니폼에 이름을 새기지 않았다. 지난해 후반기 성적이 급전직하할 당시 일부에선 부끄러워 이름을 새기지 못하냐는 비아냥까지 터져 나왔다. 한 야구 전문 대기자선배가 지적했지만 꿈쩍하지 않는 LG다.
앞서 언급했듯이 야구 유니폼은 의복이다. 그리고 유니폼에 새겨진 이름과 등번호는 선수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심판들이 선수 교체 때 이를 활용하고 팬들은 이름과 등번호를 보고 출전 선수를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선수 구분을 팬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의미와 같다. 정말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LG가 되려면 유니폼 이름부터 부활시켜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