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19층 아파트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외벽을 기어오른 남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18일 밤 필라델피아의 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주민 4명과 소방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남성 저메인(35)도 여동생을 통해 화재 소식을 전해들었다. 저메인의 여동생은 다급한 목소리로 어머니가 불길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메인은 전화를 끊고 곧장 아파트 정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경찰이 “엘레베이터가 작동되지 않고 현재 계단으로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의 진입을 제지했다.
그때 저메인은 발코니와 벽을 타고 건물 외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한참을 오르던 저메인은 어머니가 있는 15층에 도달하자 창문을 넘어 아파트 내부로 진입했다. 당시 어머니는 병환으로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저메인을 본 어머니는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며 “경찰 통제를 무시하고 들어와 체포될 수 있으니 빨리 내려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저메인이 외벽을 타고 내부로 진입하는 동안 불길은 진화됐고 어머니의 안전을 확인한 저메인은 왔던 길을 따라 아파트 외벽을 타고 내려갔다.
저메인은 이후 한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거동이 힘든 어머니가 집 안에 계셨다”며 “아파트에 진입하려고 했으나 출입을 통제하고 들여 보내주지 않았다. 당시에는 어머니를 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저메인은 또 “어렸을 때부터 지붕 사이를 넘나들었기 때문에 벽을 타는 것이 익숙하다”며 “그날 아침 엉덩이를 계단에 부딪혀 외벽을 오를 때 아팠지만 다행히 집까지는 올라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저메인이 아파트 외벽을 타는 모습은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들에 의해 SNS 등으로 퍼졌고 그는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