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2분기 성장률 발표
한은 상반기 전망치 고려하면
전기 대비 1.0% 안팎 나와야
전문가들 1.0% 밑까지 예상
1.0% 문턱 넘으려면 정부지출 중요
오는 25일 나올 2분기 경제성장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라는 ‘쇼크’를 기록했었다. 한국은행의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년 대비 1.9%다. 이를 달성하려면 2분기는 2%대 초반(전년 대비), 1.0% 안팎(전분기 대비)의 성장률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평가는 부정적이다. 겨우 1.0%를 달성하거나 그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한다. 결국 ‘1.0% 경계선’을 넘을 수 있을지, 넘지 못할지는 정부지출 확대와 기저효과에 달렸다.
한은이 지난 18일 발표한 올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년 대비 2.2%다. 상반기는 1.9%, 하반기는 2.4%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7%(전년 대비), -0.4%(전분기 대비)였다. 상반기 한국 경제가 한은 전망대로 간다면 2분기 성장률은 2%대 초반(전년 대비), 1.0% 안팎(전분기 대비)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0%에 가까스로 턱걸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1.0%를 밑돌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2분기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에 근접해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대비 2%대 초반, 전분기 대비 1.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분기 대비 0.9%까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 전망이 중간치가 아닌 상한치일 수도 있다”며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번에 큰 폭으로 전망치들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에 2분기 성장률도 유사하게 나올 수 있다”며 “전년 대비 2.1%, 전분기 대비 1.0% 안팎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놓는 배경에는 ‘하방 리스크’가 있다. 당초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회복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기대했었다. 믿는 구석은 ‘반도체 수요 회복’ ‘미·중 무역갈등 해소 등에 따른 수출 부진 탈출’이었다.
그런데 기대가 어긋나고 있다. 대외여건은 더 나빠지고 있고, 이달부터 일본 수출규제라는 초대형 악재가 불거졌다. 수출 부진의 여파로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마저 무너지고 있다.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버티고 있지만, 그 증가세도 둔화되는 중이다.
결국 2분기 성장률이 ‘1.0% 경계선’에서 버티거나, 그 이상을 기록하려면 정부지출 효과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GDP는 소비와 투자, 정부구입(정부소비+정부투자), 순수출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현재 상황에서 1분기보다 좋아질 긍정 요인은 기저효과와 정부지출 밖에 없다. 민간 경기는 1분기보다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고 있다. 정부는 꺼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많은 예산을 상반기에 당겨 썼다. 올해 5월 말까지 중앙재정은 전체의 53.0%, 지방재정은 전체의 44.4%가 집행됐다.
나랏돈이 힘을 쓰면 2분기에 성장률 1.0% 이상을 겨우 달성할 수는 있다. 지난해 2.7%라는 연간 성장률에서 정부는 0.9% 포인트에 이르는 큰 몫을 기여했다. 정부소비의 기여도는 0.9% 포인트, 정부투자는 0.0% 포인트였다. 정부소비가 고군분투한 셈이다. 지난해 정부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2006년(1.0% 포인트)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박 연구원은 “현재 1분기보다 성장률이 좋아질 수 있는 요인은 기저효과와 정부지출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