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지중해에서 돌연 실종돼 미스터리로 남았던 프랑스 해군 잠수함이 51년 만에 발견됐다. 올해 초 실종 군인 가족들의 요구로 수색이 재개되면서다.
프랑스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툴롱 해군기지에서 45㎞ 떨어진 지중해의 해저 2370m에서 1968년 실종된 해군 잠수함 ‘라 미네르브(la Minerve)’ 호의 선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라 미네르브 호는 1968년 1월 17일 해군 승조원 52명을 태우고 악천후 속에서 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하다 갑자기 사라졌다. 이후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사고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남게됐다.
그러다가 프랑스 정부는 올해 1월 실종 군인 가족들의 요구를 수용, 수색을 재개했다. 수색에는 프랑스 해군과 외국의 해양수색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그 결과 실종 반세기만에 선체를 찾는데 성공했다.
수색팀은 당시 잠수함이 해저에서 폭발했을 것으로 가정하고 당시의 충격으로 보이는 지진파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종 위치를 특정했다. 해당 위치에는 미국의 해양 탐사기업 ‘오션 인피니티’가 운용하는 해양탐사선 ‘시베드 컨스트럭터’가 투입됐다. 이후 전문가들은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수중 무인로봇을 통해 해저 2370m에서 선체 잔해를 발견했다.
잔해는 발견됐지만 라 미네르브의 실종 및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려진 게 없다. 실종 당시에는 다른 선박 또는 잠수함과의 충돌, 탑재한 미사일이나 어뢰의 폭발, 산소공급장치 이상 등의 가설이 제기됐다. 잔해가 발견된 만큼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승조원 가족들은 잔해 발견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실종 잠수함 함장의 아들인 에르베 포브는 “52명의 승조원이 어떤 면에서 버려져 있었는데 이제 정말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도 이날 트위터에서 “(수색작전이) 성공해 마음이 놓인다”며 “그토록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온 유족들을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송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