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으로 다가온 유통의 미래, 로봇이 서빙에 로스팅까지

입력 2019-07-23 15:24


로봇이 음식을 서빙하고 핸드드립 커피를 만드는 세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식품 제조와 유통에 IT기술을 접목한 이른바 ‘푸드 테크’가 점점 현실화하면서다. 유통·식품 업계는 주문과 서빙, 배달 등 과거 사람이 맡던 모든 과정을 로봇이 맡는 미래식당을 준비하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에서 자율주행 로봇과 자사 스마트오더 기술을 접목한 미래식당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메리고키친에서는 주방 조리 과정을 뺀 모든 절차가 비대면 모바일로 운영된다. 배달의민족 앱 내 QR코드 주문프로그램인 ‘스마트오더’로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찍으면 메뉴 확인부터 주문, 결제까지 가능하다.

주방에서 조리된 음식은 매장 안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로봇과 벽을 타고 움직이는 모노레일 로봇이 가져다준다. 직원이 로봇에 테이블 번호만 입력하면 로봇이 음식을 주문한 손님을 알아서 찾아간다. 로봇은 한번에 최대 4개 테이블에 주문 음식을 나를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같은 미래기술사업을 2017년부터 준비해왔다. 신사업부서에는 개발자, 운영, 기획 디자인 등의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주문과 서빙, 배달 등 외식업 전반에 사용되는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미 지난해 피자헛 목동중앙점에서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선보이며 실험을 본격화했다. 메리고키친도 우아한형제들이 준비해 온 신기술을 선보일 쇼룸인 셈이다. 메리코키친 점주는 따로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주문, 서빙, 매출관리 등 음식점 운영 시스템에만 관여한다.

카페에서는 좀 더 쉽게 로봇을 찾아볼 수 있다. 축산유통스타트업 육그램과 전통주 전문 외식기업 월향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레귤러식스 내부 카페 라운지엑스에는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가 있다. 원두 특성에 따라 물줄기의 강도와 붓는 정도를 다르게 하는 섬세한 과정을 거쳐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낸다.

커피 전문 브랜드 달콤커피는 올 초에 로봇카페 ‘비트’를 선보였다. 앱으로 주문을 하면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14가지 음료를 로봇이 직접 제조한다.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커피전문점으로 로봇 특성상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앱으로 주문하고 완성 알람에 맞춰 줄을 설 필요 없이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비트는 경희대·성균관대·인천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입점하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