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조망권 가격은?…129억원

입력 2019-07-23 11:16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풍경. 픽사베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 고급 콘도형 건물의 입주민들이 조망권을 지키기 위해 100억원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업자가 주변에 고층 건물을 신축하려고 하자 시야가 가릴 것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집단으로 개발업자로부터 1100만 달러(129억원)에 이른바 ‘공중권’(air rights)을 사들인 것이다.

뉴욕 맨해튼 첼시의 7번 애브뉴, 17번가에 있는 12층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개밥업체로부터 거액을 주고 공중권을 사들였다고 22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개발업체인 ‘엑스텔 디벨럽먼트’(Extell Development) 당초 이 건물 주변의 작은 건물을 허물고 총 44m 높이의 콘도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공중권을 팔면서 계획을 수정했다.

개발업자는 당초 계획을 바꿔 저고도로 건축설계를 바꿨고, 콘도형 건물 입주민들은 맨해튼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가 보이는 조망권을 지키게 됐다. 당초 개발업자의 신축계획이 알려지자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협상에 나섰고, 엑스텔 측은 당초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다 결국 1100만달러에 합의했다.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주거 중인 층수에 따라 차등화해 1100만달러를 분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층 입주민들은 비용을 분담하지 않았다. 높은 천정과 넓은 공간을 갖춘 L자형 건물은 예술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거주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의 남편이자 조각가인 돈 검머는 이 건물을 개보수 하기 전에 살았다.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도 산 적 있다.

최근 이 건물의 한 세대 거래가는 97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망권을 위해 10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지불한 사례는 드문 일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엑스텔 측은 당초 44m 높이의 콘도 신축계획을 변경해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 높이의 상업용 건물을 신축 중이며,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