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F-35B 스텔스 전투기(사진)를 실을 수 있는 항공모함급 군함 건조를 추진키로 결정했다.
군 관계자는 22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참석하는 지난 12일 합동참모회의에서 ‘차세대 대형수송함 사업(LPX-Ⅱ)’을 추진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군이 전력화 필요성을 제기한 이 사업은 2030년 전력화를 목표로 대형수송함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이 수송함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싣고 다닐 수 있는 4만t 안팎의 경항공모함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기를 실을 수 있는 복층 구조 격납고와 고열을 견딜 수 있는 특수 갑판을 갖추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실제 추진되면 해군은 독도함(1만9000t급)과 마라도함(1만9000t급)에 이은 대형수송함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독도함이나 마라도함은 F-35B 전투기를 실을 수 없다. 독도함 갑판이 F-35B 이륙 때 발생하는 고열을 견디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부에서는 마라도함 건조에 앞서 마라도함에 F-35B를 탑재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함정 건조에는 3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F-35B를 포함해 함재기 구매 예산도 2조원 넘게 들어갈 전망이다. 공군은 FX(차세대전투기)-2차 사업을 통해 F-35A 20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 이중 일부가 F-35B로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사업은 실제 필요한 전력인지를 검증한 뒤 예산 배정 여부를 따지는 국방중기계획 논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다만 군 관계자는 “이번에 대형수송함을 장기적으로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소요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전력화 계획과 관련 예산을 잡는 절차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