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다양한 기록들이 쏟아진 전반기였지만, 예외 없이 선수들의 일탈행위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KBO 상벌위원회도 바쁘게 움직였다.
올 시즌 첫 상벌위가 개최된 것은 지난 2월 8일이다. 지난해 5월 원정경기 숙소에서 발생한 성폭행 혐의로 KBO로부터 참가활동정지처분을 받은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와 박동원이 첫 대상자였다,
상벌위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가 결정됨에 따라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해지했다. 대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행위로 KBO리그 품위를 손상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같은 달 18일 상벌위가 다시 소집됐다. 전지 훈련 기간 중 해외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된 LG 트윈스 선수단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상벌위는 해외 카지노에서 베팅에 참여한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 등에게 엄중 경고하고,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LG 구단에 500만원의 제재를 부과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사행성 오락 게임의 클린베이스볼 위반 여부 판단에 대해 구단과 시행세칙을 논의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엔 음주운전이다. 2월 24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LG 윤대영에 대해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50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300만원, 유소년 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LG 구단에도 1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지난 4월에는 또다시 음주운전 선수가 발생했다.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강승호다. 상벌위는 음주 운전 후 사고를 낸 뒤 해당 사실을 구단 또는 KBO에 신고하지 않은 강승호에게 9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같은 달 30일 열린 상벌위에선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벤치클리어링 사건이 다뤄졌다. 상벌위는 상대팀 선수단에 욕설 등의 폭언을 한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고 이에 대응해 폭언을 한 롯데 양상문 당시 감독에게 엄중 경고조치했다.
또 LG와 삼성 라이온즈의 같은 달 28일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그라운드에 헬멧을 집어 던지는 거친 행동으로 퇴장을 당한 삼성 김상수에게 제재금 50만원을 부과했다.
5월에는 NC 다이노스 구단 직원의 불법 스포츠 도박 참여 사안이 다뤄졌다. 해당 직원이 해고된 상태여서 징계에 실효성이 없다며 징계하지 않았고, 소속 직원 관리 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어 NC 구단에 대해선 경고 조처를 내렸다.
그날 상벌위는 임의 탈퇴가 된 NC 선수에 대해서도 심의했다. 과거 폭행 사건이 KBO리그 등록 이전이며 현재 임의탈퇴 신분이어서 징계 대상이 아니라며 재논의하기로 했다.
당시 KBO는 매 시즌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부정행위 방지 서약서를 받고 부정행위 방지 및 비리 신고센터와 부정행위 방지 점검 요원 운영, 부정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제 신설 등 예방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달 31일에는 숙취로 인해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삼성의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에게 은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9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0일에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징계 대상이었다. 지난 7일 KT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 이의를 제기해 퇴장 조치된 이후 심판을 배로 밀치며 거칠게 항의한 이 감독에게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이밖에도 한화와 롯데에서 뛰었던 이여상이 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상습적으로 투여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9년 시즌 전반기였다. 성폭행 의혹 사건과 카지노 사건을 거쳐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기본으로 해서 경기장 내 폭언까지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결과는 언제나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재발 방지 약속이 뒤에 붙어 있었다. 아무것도 시행된 것은 없다. 모두가 잊었다는 듯이 후반기 시즌을 앞두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