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참의원 선거 141석 ‘과반 ○, 개헌 X’

입력 2019-07-22 11:14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자민당본부 개표센터에서 당선자 이름에 장미꽃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여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교도통신은 지난 21일 124석을 두고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여권은 집권 자민당 57석, 연립여당인 공명당 14석으로 모두 71석을 얻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22일 보도했다. 여기에 이들 2개 정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의석 70석을 더하면 모두 141석으로, 전체 참의원 의석(245석)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을 하려면 전체 의석의 3분의 2인 164석이 필요하다. 여당 외에 개헌 세력으로 거론되는 일본유신회와 무소속까지 모두 포함해도 개헌발의 가능 의석 수에 4석이 부족한 160석에 그쳤다.

여당에 맞서기 위해 전국 32개의 ‘1인 선거구’에서 후보를 단일화한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10석을 획득,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입헌민주당을 비롯한 4개 야당이 개헌 세력의 3분의 2 의석 확보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목표로 했던 2020년 개헌 추진은 어렵게 됐다. 선거 투표율은 총무성 집계 결과 48.8%였다. 3년 전인 2016년의 참의원 선거 때의 54.7%보다 5.9%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사상 최저 투표율을 보였던 1995년의 44.52%에 이어 1945년 전후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50%를 넘지 못한 것도 24년 만이다.

이는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나타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지역에서 20일부터 투표일인 21일까지 24시간 강우량이 최대 300㎜를 넘는 곳도 있어 날씨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참의원 선거에서 불완전한 승리를 거둔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중 개각과 함께 여당인 자민당 지도부 개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 결과를 반영해 오는 9월 개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각의 핵심인 관방장관은 스가 요시히데 현 장관이 유임하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스가 장관은 아소 부총리와 함께 2012년 12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아베 내각을 지탱하는 중심 인물이다. 일본 관가와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가 장관과 아소 부총리를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많은 상황이라고 한다.

자민당 간부진 인사에서는 당내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포스트 아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의 유임 여부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지만 자위대 근거조항을 헌법 9조에 추가하는 방향의 개헌 논의를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기존 방침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본 정부는 은퇴하는 다테 주이치 참의원 의장의 후임 등을 결정하기 위한 임시국회를 8월 1일부터 5일간 소집할 예정이다. 참의원 의장 교체에 맞춰 참의원 내의 자민당 집행부 인사도 이뤄진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