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하계올림픽이 1년 뒤인 2020년 7월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린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다. 우리의 경우 남북 단일팀 구성 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최근 일본의 경제규제 조치의 여파가 내년에 열리는 올림픽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도쿄 하계올림픽은 2020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도쿄와 이바라키, 요코하마, 사이타마, 후쿠시마, 미야기, 삿포로 등에서 열린다. 일본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정해진 것은 2013년 9월로 당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터키 이스탄불, 스페인 마드리드와 경쟁에서 도쿄가 승리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대회에 이어 56년 만에 다시 자국에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고, 동계까지 더하면 1972년 삿포로, 1998년 나가노 대회에 이어 네 번째로 올림픽을 열게 됐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인 고도 성장기를 구가한 일본은 이번 대회를 ‘부흥 올림픽’ 이미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2020년 올림픽과 2025년 오사카 엑스포를 발판 삼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상처를 털어내고 부흥의 길로 일어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터진 후쿠시마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하는 것도 이런 취지다. 개·폐회식과 육상, 축구 결승전은 도쿄 신주쿠에 건립 중인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
올해 11월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이 경기장은 6만석 규모로 지붕이 설치된 개·폐식 형태로 지어진다. 도쿄올림픽은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제 올림픽을 표방했으나 지난해 10월 ‘정부 지출액이 예상 규모의 5배 이상으로 늘어 총 경비가 3조엔(3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모두 33개 종목에 금메달 339개가 걸려 있다. 이는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8개 종목, 금메달 306개에 비해 종목과 금메달 수가 모두 늘어난 수치다. 리우 대회에서 열리지 않은 야구·소프트볼, 공수도, 서핑,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가 새로 올림픽 종목이 됐고 3대3 농구는 기존 농구의 세부 종목으로 신설됐다.
한국 선수단 역시 예선 결과에 따라 출전 규모가 확정된다. 또 지난 2월 남북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함께 합의한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 조정 4개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획득, 메달 순위 8위에 오른 우리나라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메달 순위 10위 내에 진입한다’는 ‘10-10’ 목표를 내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수출규제 조치로부터 시작된 한일 양국의 경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올림픽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