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성과 메디컬 장르의 조합은 여전히 대단했다. ‘의사요한’(SBS)이 방송 단 2회 만에 시청률 10%(닐슨코리아) 고지를 넘어서면서 화제 몰이 중이다.
극은 미스터리한 통증의 근원을 추적해 나가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 ‘피노키오’(2014) 등 작품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뽐낸 조수원 PD가 ‘청담동 앨리스’(2012)의 김지운 작가와 7년 만에 합심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성과 이세영 등 캐스팅도 기대감에 불을 지핀 부분 중 하나다.
극 초반부는 이런 기대감에 충분히 부응한 모양새다. 1~2부에서는 천재 의사 차요한(지성)과 강시영(이세영)이 청일교도소에서 만나게 되는 장면부터 병원에서 의사로 재회하는 모습 등 서사 도입부가 폭넓게 그려졌다. 6%의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2부에서 10.1%까지 올라섰다. 최근 10%를 넘긴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걸 고려했을 때 대단한 성적이다.
이런 큰 파급력의 배경으로는 단연 지성을 꼽을 수 있다. 극 중 지성은 닥터 10초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갖춘 마취통증의학과 최연소 교수를 연기한다. 30%가 넘는 시청률로 사랑받은 ‘뉴하트’(2007) 이후 10여년 만에 의사 가운을 입을 그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극을 끌고 나간다.
특히 극은 정통 의학 드라마라기보다는 약간의 판타지 성을 가미해 풀어나가는데, 그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드라마 전체의 안정감을 잡아준다. 지성과 호흡을 맞추는 이세영도 전작 ‘왕이 된 남자’와 마찬가지로 깔끔한 연기를 통해 균형을 맞춘다.
향후 극은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통증의학과 교수 요한과 그를 보며 점차 성장해나가는 햇병아리 의사 시영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짙은 휴머니즘 서사를 안방에 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성은 지난 18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개인적으로 통증의학과와 연관이 깊다. 선천적인 척추분리증이라 항상 운동을 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저림과 마비 증상이 왔다. 항상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 했던 나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삶을 살면서 느끼는 여러 고통, 다소 무겁긴 하지만 이 시대에 한 번쯤 다뤄야 할 존엄사, 연명 의료 이야기도 다룬다. 생명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끔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