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 피해자 측, 네티즌 30여명 고발…“수치심 유발·명예 훼손”

입력 2019-07-21 05:57 수정 2019-07-21 11:51
뉴시스

배우 강지환에게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측이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고발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오후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 30여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 변호사는 “익명으로 조사에 임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직접 고소할 수는 없어 대리인 신분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추후 피해자들의 진술 동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발 대상은 장기간 지속해서 악성 댓글을 반복했거나, 1회에 그쳤더라도 심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경우라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게재한 경우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강지환의 성폭력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성 댓글이 관련 인터넷 기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다수 달렸다. 댓글을 단 네티즌들은 피해자들이 지인을 통해 경찰에 신고한 점, 강지환 자택에서 술을 마신 점 등을 지적했다.

피해자 측은 강지환의 집에서 휴대전화 통신이 잘 터지지 않아 카카오톡으로 피해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고, 강지환이 ‘콜택시를 불러주겠다’며 술을 더 마시자고 해 남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에도 악성 댓글은 계속됐다. 실제로 강지환의 단독주택은 외진 곳에 있어, 늦은 시간에는 콜택시를 부르지 않으면 쉽게 빠져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건 당일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이들은 강지환 자택에 소속사 매니저 2명, 스타일리스트 등과 함께 방문했던 것이라며 “사전에 통지된 업무 연장 선상에 있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 “강지환은 평소 그 집이 스태프들의 합숙소처럼 쓰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여성 외주 스태프 2명을 성폭행·성추행 한 혐의로 구속됐다. 애초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던 그는 구속 후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