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반박→재비판→사과… 유튜버 ‘일본가정식’ 논란

입력 2019-07-20 00:13
유튜브 '효기심' 캡쳐

일본가정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논란을 빚었던 유튜버 ‘효기심’이 사과하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뉘우치고 사과했다.

논란은 효기심이 일본가정식을 먹은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효기심은 지난 17일 친구와 함께 합정동에 있는 식당에서 일본가정식을 먹었다. 친구는 효기심과 함께 일본 가정식을 먹었다는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렸다.

그런데 효기심 친구가 올린 글을 접한 일부 구독자들이 “이런 시국에 일본 가정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며 유튜브 구독취소를 선언했다.

효기심이 올린 반박글 일부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

효기심이 올린 반박글 일부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

효기심은 일부 구독자들의 비판에 감정적으로 맞섰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든 사람에게 맞출 수 없다. 구독 취소하실 분들과 함께 갈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효기심은 이 글에서 “‘이런 시국’에 일본 가정식 집에 가서 밥을 먹어서 화가 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인간 효기심은 암살당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70~80살까지는 살 것 같다. 그때까지 대한민국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다 맞춰드리지 못할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난 2일 개봉한 소니픽쳐스의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을 보신 분이 계신다면, 일제강점기 시절 엔카와 민요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트로트를 듣는 분이 계신다면, 일본이 만들어 낸 돈가스를 판매하는 우리나라 자영업자가 계신다면”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효기심은 “저차원인 저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효기심은 효기심대로 살아가겠다”라며 “‘이런 시국’에 행동해야 하는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다.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안 하는 유튜버’라서 구독을 취소할 예정이라면 저의 상식과는 많이 다른 분일 것 같다”고 적었다.

유튜브 '효기심' 캡쳐

유튜브 '효기심' 캡쳐

효기심의 반박은 또 다른 비판을 낳았다. 일부 구독자들은 “효기심의 글은 구독자들을 비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저차원’이라는 단어를 쓰는 등 글에 감정을 실어서는 안 됐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효기심은 18일 자신의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구독자들께서 제가 썼던 글에 진심 어린 걱정을 해주셨다”며 “때로는 대한민국이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희망하며 듣기 거북하고 사려 깊지 못한 말들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구독자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방법을 성찰했다”고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효기심을 옹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본에서 일본 가정식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협박성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본 가정식을 먹은 게 무슨 죄인가”라고 옹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반박 글에 감정이 실린 건 맞으나 효기심이 억울하게 욕을 먹은 셈인데 그 정도 자유도 허용하지 못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첫 대응이 잘못됐다. 사과 영상에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