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빠른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최근 이마트가 사상 첫 분기 적자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위기 대응과 기회 확립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신세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진행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고 말했다. 임원부터 점장까지 300여명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정 부회장은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부터 위기 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소비 구조가 초저가와 프리미엄으로 양분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신세계는 최근 SSG.COM 출범, 트레이더스·PK마켓·일렉트로마트·삐에로쇼핑 등의 다양한 전문점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유통업계 트렌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10~2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보니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들어 계속 ‘위기감’을 강조해 왔었다. 두 회사 모두 이커머스 역량 강화에 각별히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의 2분기 적자설은 메리츠종금증권 등 증권업계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성장률이 부진하고 상반기 각종 할인 행사가 이어졌으며 신규 사업들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 하는 상황에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적자를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렇고 연간 단위로 보면 결과적으로 적자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사업들이 성과를 내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며 “좋은 성과가 나오도록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마트 2분기 실적은 다음달 중순 쯤 나올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