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너희 찍었어’ 말한 셈” vs “정상적 여론형성 과정”

입력 2019-07-18 11:32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좌),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우). 뉴시스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조선·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를 비판한 것에 대해 여야가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야당은 언론자유 침해라고 비판한 반면, 여당은 정상적인 여론수렴 과정이라고 청와대를 옹호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8일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인사검증 빼놓고 다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비꼰 뒤 청와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전 대변인은 “언론의 비판이 아프더라도 정부가 용인할 내용은 용인해야 한다”며 “일본 특정 언론의 보도를 전체 국민의 생각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비판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기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합리성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언론 논조를 향해 ‘우리가 너희 찍었어’라고 나서는 상황은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나아가서 매국프레임으로 씌우는 건 더욱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우). 뉴시스


반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의 비판을 옹호했다. 그는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언론사에게 애국심을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은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특정 언론사를 비판한 것은 정상적인 의견수렴이고 여론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조선일보 칼럼은 한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뒤 반일 정서에만 기대고 있다는 인상을 일본 독자들에게 주고 있다. 중앙일보는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 같은 칼럼까지 올리고 있다”며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호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이 주장한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홍 대변인은 “청와대 발언의 옳고 그름을 따져야지, 특정 언론사를 거론했다는 걸로 문제를 지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답변에 진행자가 ‘일부 시민들은 정부가 비판을 해야 했냐고 지적한다’고 되묻자 “언론사의 잘못된 보도 행태를 거론하지 않는 모습이 더 위선적”이라며 “공론화해야 할 주제에 대해 정부도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여론의 검증을 받는다. 언론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서로 간 정상적인 의견수렴이고 여론형성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조 수석은 지난 16일 오후 페이스북에 조선·중앙일보 일본어판 기사를 비판한 MBC 시사 프로그램 방송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일본 내 혐한 감정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따졌다.

고 대변인도 17일 브리핑에서 조선·중앙일보 일본어판 칼럼 제목을 거론하며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 한국 기업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 속에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는 이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기업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준규 인턴기자